이승열 - 기억할게 일상

1. 라디오에서 이승열의 노래 '기억할게'가 나왔다. 라디오에 사연을 보낸 이의 옛 연인이 좋아하던 노래라고 하더라. 좋다, 좋다. 핸드폰에 넣고 다시 들어야지.

2. 얼마전 (당시에는 '첫사랑'이라 인정하지 않았던)첫사랑에게서 연락이 왔다. 그 사람을 마지막으로 보던 날 나는 좀 상투적인 말이긴 하지만, 네가 돌아올때는 꼭 멋진 사람이 되어 있겠노라고 혼자 다짐했더랬다. 그런데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그동안 나의 달라진 모습을 짜잔하고 '말해주면' 좋았을것을. 조금만 기다려.

3. 딱 2년 전이다. 당시 말도 안되는 셀렘을 느꼈었지만, 셀렘보다는 훨씬 큰 걱정과 불안이 앞섰었다. 딱 이맘때였기 때문에 그때 듣던 노래들이 가끔 생각난다. 김연우 - 바람, 어디에서 부는지 + 나는 사랑이 뭔지 모르나 봐요. 박새별 - 물망초 + 그대는 아는지, 클래지콰이 - After Love, 솔플라워 - 아프고 아파도, 조원선 - 아무도 아무것도, 노리플라워 - 그대 걷던 길.

4. 드라이브하고 싶다. 새벽에.

5. 나는 최근까지 오랜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뭐, 사실 '가지고 있었던' 것인지 아직 가지고 있는건지 지금도 모르겠고, 나 스스로 나의 이런 생각을 '편견'으로 말하는게 진심인지도 모르겠지만. 세상에는 여러가지 가치관이있고, 각자마다 만족하는 범위도 다르고, 고유한 프라이드를 느끼게 하는 매체도 다 다를수 있다는 것은 쵸큼 알겠다.

6. 시간 정말 빠르다. 나는 만날 시간이 너무 빨리 흘러간다고 탄복만 할 줄 알지, 팔 걷어부치고 시작을 안하는게 문제다. 문젠줄 알면서도 못 고치는게 더 문제.

돈을 다 써버리고 싶어. 일상

돈이 넘쳐 흐르게 많다는게 아니라, 지금 나에게 있는 이 얼마간의(절대 많은게 아니라) 돈을 그냥 다 써버리고 싶다는거다. 아무것도 않하지 말고, 뭔가에 써버리고 싶다. 좋은 사람들과의 맛있는 식사에 쓴다든지, '나쁘지 않은' 가방이나 신발, 가격 부담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내 생일날 나에게 스스로 자축'한다는 명목으로 좀 무리해서 살 수는 있을 것 같은 시계. 오래 입을 수 있는 질 좋은 옷을 가지는데 쓰고 싶다. 봄 꽃이 한창일 때 따뜻한 남쪽 지방으로 여행가는데에 쓰고 싶다. 혼자, 아니면 마음 맞는 친구 한 둘과 낡은 운동화에 큰 가방을 메고 '수더분한' 여행을 하고 싶다. 해외여행을 간다고 선글라스를 산다거나, 화려한 비치웨어를 사고, SNS에 인증샷을 올리고자 명소가 뒷 배경으로 잘나오게 이리저리 찍어보는 그런 여행말고. 아니면 취미를 찾아 취미생활을 하는데 쓴다던가, 뭔가를 배우는데 쓰고싶다. 내 방을 분위기 있게 해줄 자그마한 인테리어 소품이나 큰 서점에 가면 있는 문구용품 코너에서 작고 개성있는 용품들도 괜찮겠다. 지금은 날 위로해줄 '작은사치'가 필요해.


할 건 하자. 일상

1. 나는 정말 모순적이다. 여러모로. '이랬다가저랬다가왔다갔다'

2. 지난 15년이란 긴 시간이 무색할만큼 나는 무심하게도 빠르게, 아주 빠르게 잊어가는 듯 하다. 이건 너무나 미안한 일. 정말 적지 않은 시간이었는데 몇 주 사이에 슬픔을 잊고 지낸다. 문득 문득 생각나지만 이젠 좀 덤덤해진건 사실이다. 저 멀리 가만히 누워있던 네 모습을 생각하면 너무 미안해져.

3. 요즘 나는 조금(아니, 꽤나) 예민해져 있다. 어쩌다보니 자주 많나게 된(공적으로) 파트너가 매일매일 나의 신경을 더욱 더 뾰족해지게 조각해주고 있는 것 같다. 처음에 상대의 말과 행동은 황당할 정도로 이기적이게 느껴졌다. 그의 언행에 나 자신이 억울한 일을 몇 번 겪자 나도 언젠가부터 슬쩍 '내빼고' 있었다. 이런걸 배우면 안되는데 참.

4. 부러운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은 그냥 그렇게 쉽게 이룬줄 알았었는데, (좀 진부한 말이긴 하지만)진작부터 준비하고 있었구나. 그냥 쉽게 놀고 먹던게 아니였어. 할 건 다 하고 있었던게야. 가장 부러운건 결과보다, 너의 현실을 '누구보다 빠르게' 파악하고 대책을 세우고 실행에 옮겼다는 것 그 자체.

5. 궤도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 같다.

<7년의 밤> / <일요일들> / <은교>

정유정 <7년의 밤>
요시다 슈이치 <일요일들>
박범신 <은교>

최근에 읽은 책들인데 내용에 대해 딱히 감흥이 생기지않아 그냥 패스했었다. <7년의 밤>은 '그래, 이런게 소설이지' 싶게 한 소설. 나는 난독증이 있는건지 보통 글을 느리게 읽는 편인데 이 책은 생각보다 빨리 읽어낼 수 있었다. 뒷 이야기가 궁금해서리. 동시에 작가가 펼쳐 놓은 7년이란 긴 서사에 비해 마무리가 조금 약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봤다.
<일요일들>은 최근에 지나도 한참 지난 2011년 7월호 보그지를 보다가 어떤 모델이 휴양지에서 읽고 싶은 소설이라길래 읽어봤다. 글 전체의 구조가 <공중그네>와 비슷한데 나로서는 크게 와닿지 않는 소설.
집 근처 도서관에 가서 '한국현대소설'이라는 섹션에서 책을 찾을때마다 보라색 하드케이스의 소설이 눈에 띄었었다. 그 책이 놓여 있던 칸에 다른 책들과 다르게 혼자 원색 커버를 쓰고 있어서 매번 눈에 띄었지만, 아예 모르는 작가인데다가 제목부터가 그닥 끌리지 않아 한번도 집어들 생각을 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얼마전 검색어에 뜬 영화'은교'의 포스터를 보고 바로 도서관으로 가 빌려왔다. 영화는 선정적인 부분이 강조되어 홍보되고 가십화되는 느낌인데, 책 스토리 자체가 그렇지는 않다고 본다.

뭐, 결론은 김훈의 <남한산성>같은 책을 다시 만나야 할텐데...싶다는 것.


2012년 4월 7일 토요일 일상

1.  꽤 오랜 고민이 있었는데 최근 그 고민을 해결해 줄 듯한 전문가를 알게되어 오늘 상담(?)을 갔었다. 그 곳으로 가는 동안 마음이 부푼듯 싱숭생숭했다. 뭔가 밝은 빛 한줄기를 찾아낸 것인가 하는 생각이었던가(실로 오늘 날씨가 너무 좋기도 했다ㅎ). 또는 그 고민 자체를 누군가에게 끄집어 낸다는 것이 뭔가 걱정스럽기도 했다. 상담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결국 결정은 나의 몫이란 생각이 들었다. 상담해주는 분이 어떤 결정을 내려주웠어도 그랬겠지만 그가 결정을 나에게 넘긴 것이 버거웠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것 같다.

2.  행복은 다양하다는 글을 본적이 있다. 상담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꽤 오랜만에 사람이 아주 많은 곳에 갔었다. 많은 사람을 보며 느낀건 '제 멋에 산다'는 말. 좋은 말로 '개성 넘치는' 옷차림의 커플부터, SPA브랜드 매장에서 본 백발의 노부부, 아직은 추워보이는 반팔차림으로 길거리를 다니는 사람과, 갖가지 스타일의 사람들. 모두 제 각자의 멋이 있고 행복해 보였다. 사실 몇 년 전만해도 나 스스로는 '보수적'이라고 포장한 일종의 잣대같은 것을 가지고 '저렇게 살면 행복할까'하는 혼자만의 편견을 가졌었다. 최근들어 느끼는 건 행복은 다 각자 다르다는 것. 각자의 '바운더리'안에 행복과 만족이 있는 것을 몰랐다. 중요한건 아직 나는 그 '바운더리'조차 찾지 못했다는 것.

3.  나이에 맞는 적당한 사치는 좋은 것 같다. 사치도 사치 나름이겠지만 소소한 행복을 주는 작은 사치가 필요할 때도 있다.

4.  좋은 노래가 참 많다. 가사가 어찌나 예술인지. '자주 입던 코트의 감촉', '턱 밑에 작은 웃음소리도 흩어져 가' 등등... 굉장히 디테일 한 표현이다. 좋은 노래는 끝까지 좋단 말이지. '좋은 노래'는 시간이 지나 몇 년만에 들어도 좋고, 가사만 읽어도 좋고, 이어폰으로 들어도 좋고, 길가다 또는 카페에서 우연히 듣게 되도 좋다. 정말이지 좋은게 좋구나.

5.  노래 가사에 대해 생각하다가 음악을 저장해둔 폴더를 열어서 예전에 많이 들었던 음악을 훑어봤다. 3~4분 가량 가만히 듣다 보면 내가 특히나 좋아했던 가사 부분은 조금 더 크게 들리는 듯 하다. '흐려진 두 눈이 모질게 시리도록 떠나가지 않는 그대' / '아름다운 너의 이름 가슴 터질 듯 아파도 한번도 들어본적 없다고 난 말할테니까' / '아침이면 사라질 취한 밤에만 머문 용기' / '그대란 희망을 품었던 나의 욕심과 소중해 두려웠던 시간들 그토록 밝게 빛나 아름답던 우리를' / '그리운 날들에 웃음마저 다시는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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